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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묘한 법률

선인장 하나 잘못 건드렸다가 감옥행?! 미국 애리조나의 특이한 법

보통 식물을 꺾거나 채집한다고 해서 감옥에 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그곳에서는 특정 선인장을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벌금형은 물론이고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선인장이 무슨 왕이라도 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애리조나 주의 엄연한 법률이다.

 

애리조나는 광활한 사막 지형과 고유의 생태계로 유명한 주다. 특히 이 지역의 상징 중 하나는 ‘사구아로 선인장(Saguaro Cactus)’이다. 이 선인장은 키가 12미터 이상 자라기도 하며, 수령이 수백 년에 달하는 것도 있다. 생태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와 상징성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애리조나에서는 사구아로 선인장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애리조나 주 법에 따르면 이 선인장을 무단으로 훼손하거나 베어낼 경우 최대 25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이 법이 생기게 된 배경은 단순한 자연 보호 차원을 넘는다. 20세기 중후반, 애리조나 지역에서는 사구아로 선인장을 불법으로 채집해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 판매하는 이른바 ‘선인장 밀매’가 성행했다. 이로 인해 선인장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자, 주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 규정을 도입했다. 실제로 1980년대에는 한 남성이 사구아로 선인장을 고의로 넘어뜨렸다가 그 아래 깔려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고, 이를 계기로 선인장을 향한 인식이 더욱 신중하게 바뀌었다. 단순히 보호 식물이 아니라, 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로까지 여겨진 것이다.

 

물론 선인장을 찍는 사진을 찍거나 가까이서 구경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를 꺾거나 파괴하거나 뿌리째 뽑는 등의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해당 행위를 할 경우 기소될 수 있다. 실제로 애리조나에서는 선인장을 불법 채취한 이들에게 벌금 수천 달러를 부과하거나 징역형을 선고한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관광객이나 이주민이 실수로 선인장을 훼손하고 나서 뒤늦게 법의 심각성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 현지에서는 이 법에 대한 안내가 꽤 철저한 편이다.

 

결론적으로, 애리조나에서 선인장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수백 년을 버텨온 이 사막의 거인들은 주민들에게는 자연의 보물이며, 정부에게는 보호해야 할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므로 애리조나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선인장은 눈으로만 감상하고 절대 손대지 말자. 괜히 호기심으로 선인장을 건드렸다가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애리조나에서 선인장이 귀하듯, 우리나라에선 어떤 식물이 이런 보호를 받고 있는지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