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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묘한 법률

영국에서는 여왕이 있는 궁전에서 죽으면 불법이다?

영국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 중 하나로 종종 회자되는 내용이 있다. 바로 “영국에서는 여왕이 있는 궁전, 즉 버킹엄 궁전에서 죽는 것이 불법이다”라는 주장이다. 처음 들으면 황당하게 느껴지지만, 인터넷 밈이나 퀴즈 콘텐츠에서 이 이야기는 꽤 자주 등장한다. 과연 이것은 사실일까, 아니면 단순한 도시 전설에 불과한 이야기일까?

 

이 이야기는 주로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궁전(영국 국회의사당)이나 버킹엄 궁전과 관련하여 언급된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만약 국왕이 머무는 궁전에서 누군가 사망하게 되면 자동으로 국장의 대상이 된다는 오랜 관례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궁전 내에서 누군가 죽게 되면 그 절차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죽는 것이 불법’이라는 식으로 과장되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법률적인 ‘불법(illegal)’의 개념이라기보다는, 행정적·의례적인 불편함을 피하기 위한 전통에서 유래한 것에 가깝다.

 

영국 정부나 입법 기관에서 궁전 내 사망을 불법으로 규정한 공식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국 법 체계에서 ‘죽음’을 범죄로 간주하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웨스트민스터 궁전에서의 사망은 특별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BBC에서 다룬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민스터 궁전 내에서는 ‘사망 신고’를 법적으로 바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회 내에서 누가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즉시 외부 병원으로 옮겨 조치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관행이 ‘죽으면 안 된다’, ‘불법이다’라는 오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국의 궁전에서 죽는 것이 불법이라는 말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이는 법적인 금지 사항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전통과 형식적인 문제에서 파생된 오해이며, 인터넷에서 재미로 퍼진 도시전설이다. 물론 국왕이 머무는 곳에서의 사건은 언제나 특별한 주목을 받게 마련이지만, 그것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흥미롭고 독특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알고 이를 유머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국에서 궁전의 의미는 정말 특별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