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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묘한 법률

인도에서는 박쥐를 죽이면 중형에 처할 수도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우리는 흔히 관광지나 음식, 기후 같은 정보에 집중한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 바로 현지의 법률과 금기사항이다. 특히 인도처럼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가진 나라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도에서는 박쥐를 죽이면 중형에 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처음 들으면 다소 과장된 괴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말에는 나름의 근거가 존재한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일부 박쥐 종이 법적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이들을 해치는 것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는 다종교 국가이자, 생명과 자연에 대한 존중이 뿌리 깊은 문화다. 힌두교에서는 소뿐 아니라 쥐, 원숭이, 심지어 뱀도 신성한 존재로 여긴다. 박쥐 역시 특정 지역 공동체나 부족 문화에서 길조나 신의 사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박쥐는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열대 과일의 수분을 돕고,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해충을 잡아주며, 씨앗을 퍼뜨리는 데 기여한다. 이런 기능적 중요성과 문화적 의미가 더해져, 인도 정부는 일부 박쥐 종을 야생동물 보호법(Wildlife Protection Act, 1972)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보호대상 동물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또는 두 가지를 병과할 수 있다. 특히 보호종 박쥐를 고의로 죽인 경우에는 혐의가 더 무겁게 적용된다. 현실적으로 실제로 ‘중형’이라 불릴 정도의 형량이 내려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실형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관광객이라 하더라도 모르고 저지른 행위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드물며, 벌금과 구금, 심하면 출국 조치까지 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도에서는 야생동물을 절대 함부로 다루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몇몇 지방에서는 박쥐 서식지 파괴나 박쥐를 잡아 식용하거나 판매한 사례로 인해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 박쥐가 코로나19와 연관 있다는 소문으로 인해 민간에서 박쥐를 무분별하게 죽이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에 대해 인도 환경부는 강력한 단속을 벌였다. 이러한 점을 보면, 인도에서는 박쥐 보호가 단순한 권장사항이 아니라 법과 문화가 결합된 엄격한 규범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행객이나 현지 거주 외국인이라면 이 같은 문화를 반드시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넘길 수 있는 행동 하나가 타국에서는 법적·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박쥐 한 마리로 인해 감옥에 가는 일, 결코 농담이 아니다. 아직 실제로 박쥐를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귀한 동물인지는 처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