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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묘한 법률

벨기에에선 고양이 사진으로 공공 캠페인을 했다?!

2015년, 벨기에에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독특한 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고양이 사진이 인터넷을 뒤덮는 사건이었다. 테러 위협이 한창이던 시기, 벨기에 정부는 브뤼셀에 테러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판단해 전국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군과 경찰이 주요 도심을 순찰하며, 온라인에서도 테러와 관련된 정보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SNS 등 온라인상에서 작전이나 수사 활동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벨기에 시민들은 놀라운 방식으로 협조에 나섰다. 누군가가 “그럼 고양이 사진이나 올리자”고 제안했고, 사람들은 실제로 SNS에 수많은 고양이 사진과 짧은 유머 글, 밈을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트위터에서는 #BrusselsLockdown 해시태그 아래 귀여운 고양이들이 경찰차 옆에 앉아 있거나, 헬멧을 쓴 채 수색을 나서는 사진이 넘쳐났다. 이 덕분에 SNS 알고리즘상 테러 관련 정보는 묻히고, 고양이 콘텐츠가 피드 상위에 올라오게 되었다. 정보의 노출을 방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시민의식을 실천한 것이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온라인 농담이 아니었다. 벨기에 당국은 나중에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고양이 사진을 통한 간접적인 정보 차단 캠페인은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여러 나라에서 “인터넷 시민의식의 모범 사례”로 인용되었다. 전쟁이나 테러 위협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던 셈이다.

 

그 이후, ‘고양이 사진 작전’은 일종의 밈처럼 전 세계에 퍼졌다. 중요한 정치적 상황이나 정보 차단이 필요한 시점에 고양이 이미지로 피드를 가리는 방식은 이후 여러 나라에서 유머러스한 저항 방식 혹은 디지털 캠페인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벨기에 시민들이 보여준 이 색다른 대응은 디지털 시대에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제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시민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결국 이 사건은 단순한 고양이 사진 이상이었다. 이는 자유와 보안 사이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이며, 국가가 아무리 감시와 통제를 하더라도 시민의 유머와 창의성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였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그때의 고양이 사진을 기억하며, 진지한 문제도 때로는 웃음으로 풀 수 있다는 점을 되새기고 있다. 싸우거나 욕하는 대신 귀여운 고양이로 대응하는 거니까, 유쾌하고 창의적인 시민 저항 방식인 거 같다.